포스트에 포함된 모든 그림은 제가 효과적인 수업진행을 위해 직접 제작하였으며 저작권은 이 블로그의 주인에게 있습니다.
외심과 내심을 헷갈리는 아이들에게 — 외접원부터 시작하는 수업 순서
중2 도형 · 삼각형의 외심 지도법 | 부족한 수업 기록을 조심스럽게 남겨봅니다.
학생들은 외심과 내심을 영원히 헷갈립니다. 여러 해 가르쳐 보았지만, 이 부분만큼은 늘 제자리로 돌아오더군요. 저 역시 오랫동안 “왜 이렇게까지 안 남을까” 하고 답답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다 한 가지 짐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수학 용어는 대부분 ‘제목이 곧 내용’입니다. 그런데 유독 외심과 관련된 문제에는 외접원이 함께 그려져 있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아이들은 ‘외심’이라는 이름을 들으면서도 정작 ‘외접원’을 한 번도 눈에 담지 못한 채 문제만 풀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래서 저는 외심을 정확하게 각인시키려면 삼각형에 외접원을 함께 그려둔 그림에서, ‘원의 성질’로 설명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제가 교실에서 쓰고 있는 순서입니다. 정답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방법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단계. 외접원이 그려진 삼각형을 먼저 보여줍니다
외심을 찍지 않은, 외접원과 삼각형만 있는 그림입니다. 아직 아무 설명도 하지 않습니다.
2단계. 원의 중심에 점을 찍고, 그것이 외심임을 각인시킵니다
여기에 원의 중심을 주황색 점으로 찍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외심이라고 알려줍니다.
이 그림 하나가 아이들의 머릿속에 외심을 완전하게 각인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복잡한 그림들이 얹히기 이전에, ‘외접원의 중심’이라는 단순한 핵심이 그림과 함께 새겨져야 나중에 흔들리지 않더군요.
3단계. 직접 그리게 합니다 (여기서 승부가 납니다)
임의의 모양으로 그린 삼각형 여러 개를 프린트해서 나눠줍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예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원을 잘 그린대~~”
그러면 아이들이 삐뚤빼뚤하게 외접원을 그립니다. 다 그리고 나면 그 원의 중심에 점을 찍어보라고 합니다.
“예쁜 눈에 눈동자가 이상한 데 있으면 어떻게 되겠어?”
웃으면서도 꽤 정확하게 찍으려고 애를 씁니다. 처음부터 컴퍼스를 대고 그린 원이 아니기 때문에 완벽할 수 없다는 점을 먼저 이야기해 주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아이들이 부담 없이 손을 움직이게 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4단계. 비밀을 예고합니다
“지금부터 샘이 비밀을 하나 알려준다. 삼각형만 있어도, 외접원을 그리지 않고도, 외접원의 중심을 매우 정확하게 찍을 수 있는 비밀이 있어. 자와 컴퍼스도 필요 없어!”
이 한마디에 교실이 조용해집니다. 앞으로 나올 수직이등분선을 ‘외워야 할 공식’이 아니라 ‘알고 싶은 비밀’로 바꿔주는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5단계. 중심에서 세 꼭짓점으로 선분을 긋습니다
그림 2를 다시 보여주면서, 원의 중심으로부터 삼각형 세 꼭짓점을 연결하는 선분을 그립니다.
6단계. 아이들에게 묻습니다
“지금 샘이 그은 세 개의 선분이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지 아는 사람!!”
— “저요!!! 길이가 같아요!!!”
“왜?”
— “반지름이라서요!!!”
여기까지 나오면 저는 그날 수업이 절반은 끝났다고 봅니다. ‘길이가 같다’가 아니라 ‘반지름이라서 같다’가 나와야 뒤가 이어지더군요.
7단계. 같은 길이 표시를 해줍니다
8단계. 앞 단원과 연결합니다
여기서 앞 단원에서 배운 내용을 상기시킵니다.
이등변삼각형의 꼭지각에서 내린 수선은 밑변을 이등분한다 (RHS 합동)
“자, 그럼 선생님이 외심으로부터 대변으로 수선을 내릴 거예요. 그럼 자동으로 이등분되는 거 알죠?”
나머지 두 변에도 같은 방식으로 외심에서 수선을 내려, 세 변이 모두 수직이등분되도록 합니다.
9단계. 원을 지웁니다
마지막으로 외접원을 지운 그림을 보여주고 묻습니다. 문제집에서 아이들이 실제로 만나게 될 바로 그 그림입니다.
“이 그림을 보고 대답해보자. 원이 없는 상태에서 저 주황색 점을 찾으려면 우리에게 필요한 세 개의 선은 뭐지?”
— “수직이등분선이요!!!”
이 대답이 나온 뒤에 칠판에 이렇게 씁니다.
외심 (외접원의 중심) = 세 변의 수직이등분선의 교점
순서를 뒤집지 않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직이등분선을 먼저 알려주고 외접원을 나중에 보여주면, 아이들에게는 외울 것이 하나 더 늘어날 뿐이었습니다. 반대로 원에서 출발해 원을 지우는 순서로 가면, 수직이등분선이 ‘외운 공식’이 아니라 ‘원을 되찾는 방법’이 되더군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이 방법이 모든 교실에 맞지는 않을 것입니다. 학생 수가 많은 반에서는 직접 그리게 하는 3단계에 시간이 꽤 들고, 이미 외심 공식을 외워버린 학생에게는 오히려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아직 다듬는 중입니다.
선생님들의 귀한 의견을 기다립니다
현장에서 더 좋은 발문이나 순서를 쓰고 계신 선생님이 분명 많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댓글이나 메일로 의견을 남겨주시면 감사한 마음으로 수렴하여 계속해서 본문에 추가하겠습니다. 이 글은 완성된 글이 아니라, 여러 선생님들의 경험이 쌓여가며 함께 자라는 글로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반영해 주신 내용은 원하시는 형태로 출처를 밝히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같은 방식으로 내심(내접원의 중심)을 어떻게 구분해서 각인시키는지 정리해 보려 합니다.